미니정원

Day 16. 하루의 시작을 초록으로 열다 – 아침 루틴의 힘

world2002-01 2025. 10. 13. 21:58

1️⃣ 초록으로 맞이한 아침

오늘은 알람 소리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. 아직 해가 완전히 뜨지 않아 방 안은 은은한 푸른빛으로 물들어 있었다. 커튼을 살짝 걷자, 새벽의 공기가 스며들었다. 그리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, 베란다 한켠의 소담이었다. 잎 위에 밤새 맺힌 작은 물방울이 반짝이고 있었다. 그 모습이 마치 나를 향해 “좋은 아침이야”라고 인사하는 듯했다. 요즘 들어 하루를 미니정원에서 시작하는 습관이 생겼다. 사람들은 커피로 하루를 열지만, 나는 초록으로 하루를 연다.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. 초록빛을 마주하면 마음이 먼저 일어난다.

 


2️⃣ 루틴이 만들어주는 안정감

물을 따뜻하게 데워 작은 분무기에 담았다. 소담이의 잎에 살짝 뿌려주자, 촉촉한 향이 공기 중에 퍼졌다. 이 짧은 행동이 내 아침의 리듬이 되었다. 반려식물을 돌보는 일은 단순히 식물을 유지시키는 일이 아니라, 내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이다. 회사에 가기 전, 일정에 쫓기기 전, 초록을 돌보는 몇 분의 시간 덕분에 하루가 정리된다. 소담이를 바라보며 천천히 숨을 고르면, 복잡했던 생각이 가라앉는다. 아마 사람마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다르겠지만, 내겐 초록이 가장 잘 통했다.


3️⃣ 도심 속의 작고 단단한 시작점

아침마다 베란다 문을 열 때면 느껴진다. 도시는 늘 빠르지만, 초록은 언제나 천천히 자란다. 그 느림이 내 하루의 균형을 잡아준다. 오늘도 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들어와 베란다식물들의 잎에 스며들었다. 그 빛이 벽에 부딪혀 방 안을 채웠다. 잠깐의 시간인데도,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. 도심의 회색빛 속에서도 나만의 도시정원이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다. 이 공간이 없었다면 나는 아마 여전히 무언가를 쫓기만 했을 것이다. 하지만 지금의 나는, 초록을 보며 스스로의 속도를 찾는다.


4️⃣ 오늘도 초록으로 다짐한다

출근 준비를 마치기 전, 다시 한 번 소담이에게 눈길을 주었다. “오늘도 잘 지내자.” 나지막이 그렇게 인사했다. 누군가 보면 웃을지도 모르겠지만, 이 짧은 대화가 내 하루의 균형을 세워준다. 힐링라이프는 거창한 게 아니다.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, 나만의 루틴을 통해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다. 소담이는 나에게 하루의 시작을 다르게 만들어줬다. 도시의 빠른 리듬 속에서도, 초록 앞에 서면 마음이 잠시 멈춘다. 그리고 그 잠깐의 멈춤이 내 삶을 천천히 단단하게 바꾼다. 오늘도 초록으로 시작했으니, 괜찮은 하루가 될 것 같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