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️⃣ 빗소리로 깨어난 아침오늘은 알람이 아니라 빗소리에 눈을 떴다. 창문을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리듬을 만들고 있었다. 회색빛으로 물든 도시의 아침, 그 속에서 이상하게도 마음은 평온했다. 커튼을 살짝 젖히자 베란다의 미니정원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. 물방울이 소담이의 잎 위에서 춤을 추듯 반짝였다.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, 세상이 잠시 멈춘 듯했다. 비 오는 날의 초록은 언제 봐도 특별하다. 햇살이 없는데도 빛난다. 그건 아마 비가 초록의 향기를 더 짙게 만들어주기 때문일 것이다. 2️⃣ 초록 향기 속으로 스며드는 마음창문을 조금 더 열자, 서늘한 공기와 함께 흙내음이 들어왔다. 비에 젖은 반려식물들의 향이 방 안 깊숙이 스며들었다. 이 향은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, 기억을 건드리는 무언가였다. 어릴..